[CHOSUN ILBO] Korea: New Era of Lawsuits

[조선일보] 한국도 '소송 천국'이 되라

  The Korean Government recently began working on simplifying the litigation procedure for the weak and the vulnerable.  According to the Supreme Court of Korea, due to the simplified litigation process, ‘lawyer-less litigation’ accounts for 75% of litigation cases. Although many cons arise including increase in government administrative expense, there are many social benefits that incur as well. Average citizens do not know the details of law and litigations are excessively complicated and expensive for the average citizens. The Korean Government must reform the structure in order for average citizens to face and not look away from injustice. Public welfare should be more highly considered than government administrative expense.

기사 원문:

조선일보 <한국도 ‘소송 천국’이 되라>

-김봉준 미 법무 법인 김앤배 대표 변호사

한국 정부는 요즘 사회 취약 계층이 소송을 내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소송 절차를 간소화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2013년 ‘나 홀로 소송’이 전체의 75%를 차지했는데, 소송 절차가 간소화된 덕이다. 소송 절차 간소화로 소송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없는 것은 아니다. 소송 남용이 행정 비용 낭비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로 사회적 이익 관점에서도 볼 필요가 있다.

필자가 23년간 뉴욕주 변호사로 일하면서 본 미국을 예로 들자. 미국은 매년 민사소송이 1830만건인 ‘소송 천국’이다. 최근에는 펜실베이니아의 한 여성이 소시지 실제 가격과 진열 가격이 2센트 차이 난다는 이유로 월마트를 상대로 소송을 낸 일도 있다. 그녀는 100달러를 배상받았다. 이 때문에 소송 남용으로 경제 발전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그러나 나는 이 소송으로 얻은 사회적 이익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 월마트뿐 아니라 모든 기업이 고객에게 정확한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 법원은 판례를 통해 기준 위반 때 제재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시민과 기업들은 이를 통해 행동 기준을 정하고, 준법정신을 강화한다.

한국은 사정이 전혀 다르다. 정부가 소송을 쉽게 낼 수 있게 발 벗고 나서야 할 정도다. 정부가 추진하는 절차 간소화만이 문제는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돈 없는 사람들은 소송에 나서기 어렵다는 점이다. 높은 인지대를 내야 하는 인지법, 그리고 패소자에게 소송 비용을 부담시키는 민사소송법이 그렇다. 예를 들어 10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려면 원고는 인지대 405만5000원부터 내야 한다. 패소하면 상대 측 소송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 오죽하면 ‘소송하면 패가망신한다’는 말이 있겠는가. 미국은 승패와 관계없이 소송 양 당사자가 비용을 부담한다. 특히 뉴욕주에서는 200달러만 내면 얼마든지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일반 시민은 많고 많은 법률을 일일이 알지 못한다. 그래서 법원에 의지하려고 하면 절차가 복잡하고 돈도 많이 드니 장벽이 높다.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소송하려면 큰마음 먹어야 하는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소송 남용에 대한 걱정보다는 법률 복지의 질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