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un Jong Kim

Internship period: Aug. 5 ~ Sep. 11, 2013

김앤배에 오기 위해 뉴욕에서 조지 워싱턴 다리를 건너 뉴저지로 온 아침.
워싱턴 다리위에서 바라본 맨하튼 의 빌딩 숲과 뉴저지의 아름다운 강변 풍경과 높고 푸른 하늘 아래 유유히 흐르는 허드슨강이 어울러진 풍경은 내게는 어떤 관광지보다도 더 아름다운 절경이었고 마치 매일 매일 그 색과 선을 조금씩 바꾸는 살아움직이는 거대한 명화 같았다. 다리를 건너 바로 자리하고 있는 로펌은 채광이 잘드는 널찍한 건물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햇살이 잘들게 설계된 건물이라고 느꼈다. 처음 도착하여 변호사님들 및 직원분들과 인사를 하고 교육비디오를 시청했는데 , 그 중 특히 부동산 거래에 있어 변호사가 필수로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나라 제도 와 다른데다, 거의 모기지를 끼고 거래가 이루어져서 실제 거래되는 현금 액수는 별로 많지 않은 것 같았고, 그 세부절차도 달라서 무척 흥미로왔다.

첫 주에 조사 업무를 맡게 된 소송은 키코 관련 소송으로 한국에서 대법원 공개변론으로 한참이슈가 되었던터라 열의를 가지고 조사업무에 임하였다.

키코는 전 세계적으로 기업들의 손해액이 수십 ~ 수백 조에 달하는데다, 상품자체의 구조및 판매과정의 문제점과 관련해 중요한 법적 경제학적 쟁점들과 이와 관련한 석학들의 논문들도 부지기수인 사건이다. 키코가 아직까지도 이렇게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아마 손해액이 크기도 하지만, 그 사건이 의미하는 바가 자유민주주의 경제질서의 근간을 이루는 계약의 자유와 그 전제가 되는 또는 되어야만 하는 기본 경제구조에 대한 근본 물음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불공정거래, 사기, 설명의무, 적합성의 원칙 , 도박과 투기와 hedge의 차이 , 등등 . . 이 모든 것들의 핵심에는 ‘정보(=힘)의 불균형’이 있다.

세상이 공평하지 않듯이 시장도 공정하지 않으며, 인간의 의사결정 과정이 꼭 합리적이지는 않기에, 계약의 자유란 정보의 균형 없이는 마치 자유가 주어졌으나 실제 주어진 자유의 실체를 알고보니 굶든지 노예가 될 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자유 같은 허울 좋은 것에 불과하게 된다. 워털루 전쟁의 결과를 미리 알아 영국국채의 대부분을 손에 쥔 로스차일드 처럼 예나 지금이나 정보는 돈이고 힘이다. 키코를 사기로 보건 불공정 거래로 보건 불완전 판매로 보건 혹은 계약의 자유에 의거해 쌍방의 책임하에 이루어진 보통의 계약으로 보건 이 사건을 보는 나의 관점은 ,정보의 불균형 상태에서 정보를 쥔 쪽이 막대한 이득을 취하였다는 측면이다. 과거 금세공업자들이 증서를 남발하여 이익을 취득한것 으로부터, 미시시피 사건 은 물론이고 키코 사건 무렵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에 이르기까지 마치 주기적인 천체의 운동처럼 인류의 역사를 통하여 꾸준히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이러한 사태 속에서, 오늘날 법이 하고 있는 역할은 그 불균형의 조정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에서는 수조원대의 손해를 발생케 한 이 사건이 수년간의 소송을 거쳐 과실상계로 일정부분의 손해를 보전해주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듯 하다.

법률과 판례와 숫자들 뒤에는 사람이 있다. 수백억 수천억 수조 이러한 숫자들의 뒤에는 하루아침에 기업을 잃고 집을 잃고 일자리를 잃고 가정이 무너진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기댈 곳은 법의 영역 뿐인 것이다. 이렇게 조사업무 등 맡겨진 일들을 하면서 우리의 법체계와 비교 되는 미국의 법체계와 미국 변호사 업무의 특성을 미약하나마 알게 되고 ,법률적으로 그 외적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기에 김앤배에서의 인턴쉽은 유익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