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eil Business Newspaper] `K팝 순애보` 美소녀 돕는 캐나다 억만장자 허버트 블랙 사장

“사람에게는 손이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받는 것(taking)에 쓰이고 다른 하나는 주는 것(giving)에 쓰입니다.”

미국 뉴욕 `K팝 순애보 소녀` 도니카 스털링(15)의 한국 방문을 돕는 캐나다 억만장자인 허버트 블랙 아메리카철강금속 사장의 얘기다.

그는 지난 5일 법무법인 김&배 맨해튼 사무실에서 스털링 양을 만났다. 스털링 양 가족의 한국 방문에 앞서 서로 인사하기 위해서였다.

스털링 양의 할머니 윈프레드 스티븐슨(66)은 블랙 사장이 지난해 가을 맨해튼 병원에서 7시간에 걸친 발 수술을 위해 입원했을 때 병 간호를 맡은 간호사 중 한 명이었다.

블랙 사장은 스티븐슨의 극진한 간호에 감명받아 “사례를 하고 싶다”고 했고 할머니는 “불치병을 앓는 손녀의 소원을 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손녀인 스털링 양의 소원은 바로 한국에 가서 K팝 스타를 만나는 것이었다.

블랙 사장은 스털링 양의 한국 방문 지원 이유를 묻자 “사람의 손은 두 개다. 하나는 가져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줄 수 있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축복”이라며 다른 사람을 돕는 것에 대해 행복감을 표시했다.

그는 “사람들은 죽어서 자기 이름이 들어간 건물을 짓지만 죽은 뒤에 이런 기부활동이 세상에 무슨 영향을 미치는지 모르겠다”며 “살아 있을 때 남을 도우면 남의 행복을 목격할 수 있고 자신도 즐거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스털링 양의 한국 방문 지원도 그 일환으로 추진됐다. 블랙 사장은 수년 전 브라질을 방문한 이후부터 불우아동 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들과 함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방문했을 때 집 없는 아이 5명이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해 이들을 인근 고급 식당에 데리고 갔다. 그러나 식당 종업원은 이들의 식당 출입을 거절했다.

블랙 사장은 이들을 목욕시킨 뒤 식당으로 다시 데려갔다. 결국 식당 출입이 허용됐고 아이들은 마음껏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블랙 사장 개인적으로도 아픈 사연이 있다. 그가 아끼던 딸이 18개월 동안 온몸이 마비돼 고생하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죽은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돈만으로 안되는 게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불우아동 돕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계기가 됐다.

블랙 사장은 이번 스털링 양의 한국 방문을 돕는다는 기사가 나가자 전 세계 지인들로부터 연락이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지인들은 자신들이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돕겠다는 뜻을 전달해왔다고 한다. 블랙 사장은 조만간 기회가 된다면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34년 전 한국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방문했다”며 “앞으로 한국을 방문해 사업 기회나 다른 봉사활동 기회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스털링 양 가족은 오는 15일 오후 1시(현지시간) 아시아나항공편으로 뉴욕을 출발해 16일 오후 4시께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약 2주일 동안의 일정으로 서울과 제주도 일대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 기간 중 스털링양은 소원대로 K팝 스타들도 만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