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eil Business Newspaper] 힘들어하는 청소년, 희망 잃어선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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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이 도움을 주시길 바랍니다.” 김봉준 김&배 로펌의 대표변호사(49)는 23일 “시한부 삶을 사는 미국 소녀 도니카 스털링이 캐나다 억만장자의 도움으로 한국에 가지만 한국 여행을 준비하다 보니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게 많다”고 말했다.

가령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불치병을 앓고 있는 도니카 스털링이 긴밀히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병원을 물색해야 하고, 이동할 때 휠체어를 탈 수 있는 특수차량이 필요하다는 것. 이 차량은 내부에 응급처치 기기도 탑재해야 하고 호텔도 일반 호텔이 아닌 장애인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샤이니와 슈퍼주니어를 만나는 일이다. 김 변호사는 “시한부 삶을 살아가면서 한국 K팝 스타들을 만나기 위해 움직이기 힘든 몸을 이끌고 가는 만큼 스털링이 꼭 스타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스털링은 다음달 16일 서울을 방문한다. 어머니와 할머니는 물론 전문 간호사도 대동할 예정이다.

김 변호사와 김&배 로펌의 배문경 대표변호사도 동행할 예정이다. 스털링의 한국 내 주요 일정을 짜고 있는 배 변호사는 한국에서 스털링 일행과 동행하면서 통역이나 진행을 도울 예정이다.

김 변호사는 그동안 미국 동부지역에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의 재기를 위해 노력해온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청소년들은 한때 마약을 하고 잘못된 행동을 하지만 그때만 지나면 곧바로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사회인으로 변신한다”고 말했다. 그가 법정에서 변론해준 많은 청소년 중 상당수가 다시 그를 찾아온다. 변호사가 돼서 찾아온 사람도 적지 않다.

김 변호사는 “돈 때문에 스털링을 돕는 게 아니다”며 “저도 청소년 육성사업에 관심이 많기도 하지만 배 변호사도 불우아동을 돕는 데 열심”이라고 전했다.

뉴욕한인변호사협회 회장 출신인 배 변호사는 요즘 며칠 동안 스털링의 한국 여행 지원에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쓰고 있을 정도다.

김&배 로펌이 사회봉사활동에 나선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뉴저지주 일본 학교가 `독도는 일본 땅`이란 내용을 담은 교과서를 사용한 것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뉴저지 일본 학교는 미국의 다른 공립학교처럼 정규 학교란 점에서 왜곡된 내용의 교과서를 사용하는 것은 일본에서 왜곡된 교과서를 사용하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이 때문에 돈은 안 되지만 소송에 나섰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라면 수입과 무관한 활동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김 변호사는 이번 스털링의 한국행에 대해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 시한부 인생을 사는 젊은이도 희망을 갖고 살다가 소원을 성취하고 있다”며 “한국의 불우한 청소년들에게도 큰 귀감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다만 “안타까운 것은 스털링의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점”이라며 아쉬워했다.

한편 스털링과 어머니는 24일 오후 3시(현지시간) 맨해튼 김&배 로펌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